화이트 데스크테리어 꾸미기, 예쁜 제품보다 먼저 책상 위를 비워봤습니다


우연히 데스크테리어 영상을 보고 책상을 한번 제대로 꾸며보고 싶었습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금보다 조금 더 깔끔하고, 보기에도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향은 자연스럽게 화이트 데스크테리어로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화이트 키보드와 마우스를 고르고, 조명 하나를 놓고, 마음에 드는 소품 몇 개를 더하면 비슷한 분위기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제품을 찾아볼 때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키보드나 조명처럼 책상 위에서 바로 보이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책상 구성을 계속 보다 보니 깔끔하다고 느꼈던 책상에는 생각보다 물건이 많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물건이 없는 게 아니라 각각의 물건이 있어야 할 자리가 분명했습니다.

01. 예쁜 제품을 찾다가 책상 자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키보드나 마우스를 잠시 미뤄두고 책상 전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화이트 데스크를 처음부터 만든다고 생각하고 기준으로 잡은 것은 데스커 1200×700 컴퓨터 책상 2.0이었습니다.

1200mm 폭은 아주 넓은 책상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니터 하나와 노트북, 키보드를 놓기에 부족한 크기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 정도 크기의 책상을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데스크테리어의 기준을 잡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판과 다리를 화이트로 맞추고 그 위에 모니터와 노트북을 올려놓는 모습을 생각해봤는데, 여기서 처음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보였습니다. 책상이 작은 것이 아니라 책상 위에 올라와 있는 물건들이 생각보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모니터 기본 스탠드였습니다. 화면 자체는 뒤쪽에 있는데 넓은 받침대는 상판 한가운데까지 들어옵니다. 모니터 아래에는 애매한 공간이 생기고 그 앞에 키보드를 놓으면 실제로 손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카멜마운트 MSS1HW 같은 모니터암을 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화면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제품 정도로 생각했는데, 제가 더 크게 느낀 장점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모니터를 상판에서 들어 올리면 그동안 스탠드가 차지하던 공간이 그대로 돌아옵니다.

책상을 더 큰 것으로 바꾼 것도 아닌데 책상이 넓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제가 생각하던 데스크테리어의 방향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물건을 올려놓는 것보다 이미 책상 위를 차지하고 있는 물건을 어떻게 치울 것인가가 먼저였습니다.

02. 하나를 올리니 다른 물건들도 자리가 보였습니다

모니터를 올리고 나니 이번에는 노트북이 보였습니다. 모니터와 노트북을 함께 사용하는 책상이라면 노트북 거치대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인 거치대 역시 화면 높이는 올려주지만 결국 상판 위에 놓이는 물건 하나가 더 생깁니다.

그래서 위니즈 WZ-MA03TS처럼 클램프로 고정하는 노트북암을 같이 살펴봤습니다. 노트북까지 모니터 옆으로 들어 올리면 두 화면의 높이를 비슷하게 맞출 수 있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옆으로 밀어둘 수도 있습니다.

모니터와 노트북이 모두 위로 올라간 모습을 생각해보니 이제야 책상 중앙이 제대로 비었습니다. 그 넓은 공간을 보고 있으니 오히려 무엇인가를 다시 잔뜩 놓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모니터 아래가 완전히 비어 있으면 USB 허브나 메모장처럼 작은 물건들이 하나둘 그곳에 모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리안 모니터 받침대 M처럼 낮은 선반을 하나 두는 구성을 생각했습니다. 모니터를 올리는 용도라기보다 비어 있는 공간에 얇은 수납층을 하나 만드는 느낌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키보드나 작은 주변기기를 잠시 안쪽으로 밀어 넣고, 모니터 뒤에서 내려오는 케이블도 어느 정도 가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선반 자체가 예뻐 보이는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물건 하나를 추가함으로써 다른 물건 몇 개를 책상에서 없앨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조명을 고르는 기준도 비슷하게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RGB 조명이나 간접조명처럼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제품이 눈에 들어왔지만, 실제로 이 책상에서 글을 쓰고 자료를 보고 책도 펼쳐볼 것이라고 생각하니 필요한 건 분위기보다 작업면을 제대로 밝혀주는 조명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리즘 브로드윙K LSP-9000 같은 작업등을 구성에 넣어봤습니다. 모니터 화면만 밝고 주변은 어두운 책상보다 키보드와 문서가 놓이는 공간까지 밝은 쪽이 제가 실제로 사용할 책상에는 더 맞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03. 키보드와 마우스는 오히려 나중이 됐습니다

재미있게도 처음 가장 먼저 사고 싶었던 키보드와 마우스는 여기까지 오고 나서야 다시 보게 됐습니다.

책상과 모니터 주변이 정리되고 나니 이제 키보드와 마우스가 왜 데스크테리어에서 중요하게 보이는지도 이해됐습니다. 주변이 복잡할 때는 수많은 물건 중 하나였는데, 상판이 비워지자 책상 한가운데 남는 제품이 됐습니다.

이번 구성에서는 키크론 K5 SE2 ZMK 화이트와 로지텍 MX Master 4 페일그레이를 함께 살펴봤습니다. 화이트톤이라는 점도 잘 어울렸지만 여기서는 색만 보고 고르지는 않았습니다.

키보드는 글을 많이 쓴다면 배열과 타건감이 중요하고, 마우스 역시 문서 작성과 웹 탐색이 많은지 게임을 많이 하는지에 따라 기준이 달라집니다. MX Master 계열처럼 작업을 중심으로 한 마우스가 잘 맞는 사람이 있는 반면, 게임이 중심이라면 훨씬 가벼운 마우스가 더 편할 수 있습니다.

결국 화이트라는 색은 마지막 조건에 가까웠습니다. 매일 손이 닿는 물건까지 색을 맞추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오래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여기까지 구성하고 나면 사진으로는 꽤 깔끔한 책상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또 하나의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충전선입니다.

휴대폰 하나만 있을 때는 괜찮지만 워치와 무선이어폰까지 더해지면 충전선이 세 개가 됩니다. 그래서 신지모루 Qi2 3-in-1 무선충전 거치대처럼 여러 기기의 충전 위치를 한곳으로 모으는 방식도 살펴봤습니다.

여기서도 충전 성능 자체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자리가 생긴다는 점이었습니다. 휴대폰은 여기, 워치는 여기, 이어폰도 여기. 사용하고 난 물건이 돌아갈 위치가 정해져 있으면 처음 정리했을 때의 상태를 유지하기가 조금 쉬워집니다.

04. 마지막까지 남은 건 보이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상 위만 정리하고 끝낼 수는 없었습니다. 모니터와 노트북을 암으로 올리고 충전선까지 줄여도 책상 뒤를 보면 전원선과 어댑터, 멀티탭이 그대로 남습니다.

오히려 상판이 깔끔해지고 나니 아래쪽의 복잡한 선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선정리는 보이는 선 몇 개를 케이블 타이로 묶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구조를 나누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멀티탭과 어댑터, 길게 남는 전원선은 책상 하부 선정리 수납으로 올리고, 모니터와 노트북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은 각각의 암 뒤쪽을 따라 한 방향으로 모으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하면 바닥까지 내려오는 선은 가능한 한 전원선 한 줄 정도로 줄일 수 있습니다. 책상이 깔끔해 보이는 것도 좋지만 바닥에 멀티탭과 케이블이 없어지면 청소할 때마다 선을 들어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전원과 긴 케이블을 아래로 보냈다면 자주 사용하는 작은 물건은 반대로 옆으로 보내면 됩니다. 그래서 원래는 장식용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하루꿈 모듈형 철제 타공판도 다시 보게 됐습니다.

헤드폰이나 짧은 케이블, 작은 수납함처럼 서랍에 넣으면 매번 꺼내기 번거롭고 상판에 두면 지저분해지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책상 측면이나 벽으로 옮기면 1200mm 책상의 폭을 늘리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사용 빈도가 낮은 여분 케이블이나 충전 액세서리, 문구류는 굳이 눈에 보이는 곳에 둘 필요가 없습니다. 책상 옆에 애매하게 남는 틈이 있다면 FONOW 360도 회전 이동식 틈새 수납장 같은 별도 수납을 두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자리를 옮겨보니 제가 찾고 있던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모니터와 노트북은 위로 올리고, 멀티탭과 긴 케이블은 아래로 숨기고, 자주 쓰는 작은 물건은 옆으로 보내는 것. 책상을 더 넓게 만드는 대신 지금 있는 공간을 세 방향으로 나누어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05. 결국 제가 만들고 싶었던 건 ‘화이트 책상’만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자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구성에서는 XUEGW 화이트 오피스 체어처럼 책상과 색을 맞추기 쉬운 제품을 후보로 봤지만, 의자만큼은 사진 속 모습만 보고 고르기 어렵습니다.

오랫동안 앉아 있을 물건이라면 화이트인지 아닌지보다 좌판 크기와 높이, 허리 지지감이 내 체형에 맞는지가 먼저입니다. 결국 책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는 보기 좋은 화이트 데스크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하나씩 따져볼수록 디자인보다 사용 방식이 앞에 오게 됐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데스크테리어는 마음에 드는 제품을 하나씩 사서 채워가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하나의 책상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놓아보니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모니터 스탠드를 없애고, 노트북을 올리고, 충전선을 줄이고, 멀티탭을 아래로 숨기고, 작은 물건을 옆으로 옮겼습니다. 무언가를 계속 추가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책상 위에는 물건이 줄어들었습니다.

그 과정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키보드가 어떤 색인지, 조명이 얼마나 예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아무것도 놓이지 않은 키보드 앞의 빈 공간이었습니다.

컵을 잠시 놓을 수도 있고 책을 펼칠 수도 있고, 필요하면 노트북을 내려놓을 수도 있는 공간입니다. 특정한 용도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매일 다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화이트 데스크테리어를 시작한다면 저는 키보드부터 고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책상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볼 것 같습니다.

모니터 스탠드가 답답하다면 모니터암부터, 노트북 때문에 공간이 부족하다면 노트북암부터, 바닥에 전선이 쌓여 있다면 하부 선정리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이미 괜찮은 키보드와 마우스가 있다면 굳이 화이트 제품으로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책상 위에 올라오는 모든 물건에는 결국 자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제품 하나를 들일 때마다 그 제품이 어디에 놓일지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제품을 놓음으로써 다른 무엇을 치울 수 있는지도 같이 생각해보는 것이 제가 이번에 찾은 기준입니다.

결국 제가 원했던 것은 화이트 제품으로 가득 찬 책상이 아니라, 필요한 물건만 제자리에 있고 그 사이에 내가 실제로 사용할 공간이 남아 있는 책상이었습니다.

어쩌면 데스크테리어는 책상 위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내가 쓸 공간을 다시 찾아가는 일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06. 이제 제품 하나씩 조금 더 자세히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하나의 화이트 데스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전체 구성을 먼저 살펴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각각의 제품에 대해서는 따로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생겼습니다.

1200×700 책상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공간을 주는지, 모니터암 하나로 체감할 만큼 책상이 넓어지는지, 노트북암과 일반 거치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부터 하나씩 더 자세히 살펴볼 생각입니다.

키크론 K5 SE2 ZMK나 MX Master 4처럼 매일 손이 닿는 제품도 그렇고, 작업등과 3-in-1 충전기, 타공판이나 하부 선정리처럼 처음에는 부수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따로 이야기할 부분이 꽤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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