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새로 바꾸면 한동안은 별것 아닌 것도 자꾸 들여다보게 됩니다. 화면은 어떤지, 사진은 잘 나오는지, 배터리는 얼마나 가는지 이것저것 만져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갤럭시 S26 울트라도 그렇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흰색 화면을 띄워놓고 보다가 조금 이상한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면 한가운데가 주변보다 미묘하게 붉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제 눈이 예민해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화면을 껐다가 다시 켜보고 밝기도 바꿔봤는데 한번 눈에 들어오고 나니 계속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냥 얼룩처럼 퍼져 있는 것도 아니고 중앙에 네모난 영역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번인이었습니다. OLED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한 번쯤 들어보는 말이라 혹시 새 휴대폰에 벌써 번인이 생긴 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고 있던 번인은 상태표시줄이나 버튼처럼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 있던 화면의 흔적이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건 그런 모양이 아니었습니다. 화면 한가운데에 반듯한 사각형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자꾸 마음에 걸렸습니다.
01 다른 갤럭시 화면도 한번 보게 됐습니다
혼자 보고 있으면 원래 OLED 화면이 이런 건지, 제 제품만 그런 건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전 갤럭시 화면과 비교해보게 됐습니다.
S25 울트라와 S24, S22 울트라 같은 이전 제품에서는 S26 울트라에서 보였던 중앙의 붉은 사각형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S26 시리즈에서도 기본형이나 플러스보다 울트라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사용하는 앱도 다르고 화면을 켜놓는 시간도 다릅니다. 일반적인 번인이라면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흔적의 위치나 모양도 달라지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여러 S26 울트라에서 비슷한 위치와 비슷한 모양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S26 울트라에서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제품은 쉽게 보이고 어떤 제품은 자세히 들여다봐야 알아차릴 정도였습니다. 아예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전 모델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모양이 특정 모델에서 반복해서 보인다는 사실만으로도 단순히 제 휴대폰 하나의 문제라고 넘기기는 어려웠습니다.
02 전시폰을 보고 나니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매장에 전시된 S26 울트라를 확인한 사례까지 보게 됐습니다. 여러 전시 제품에서도 비슷한 위치에 붉은 영역이 보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시폰은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사용 조건이 다릅니다. 하루 종일 화면이 켜져 있는 경우가 많고 비슷한 화면을 계속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시폰에서 보였다는 것만으로 일반 사용자 제품도 똑같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궁금했던 건 다른 부분이었습니다.
혹시 이 현상이 처음 제품을 켰을 때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어느 정도 사용하고 난 뒤 조금씩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 휴대폰을 받았을 때 흰 화면을 띄워놓고 중앙을 유심히 관찰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 언제부터 있었느냐고 물으면 정확하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아주 약하게 있었던 건지, 사용하면서 조금씩 눈에 띄게 된 건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으로 궁금해진 것은 원인보다 해결 방법이었습니다. 만약 소프트웨어 문제라면 업데이트 한 번으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03 업데이트로 해결되면 가장 간단했을 텐데요
여러 제품에서 비슷한 위치에 같은 모양이 나타난다면 특정 영역의 색상 보정값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하드웨어를 바꿀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에서 색을 제대로 맞춰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S26 울트라에는 이후 디스플레이 색상과 관련된 보정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처음 이 소식을 봤을 때는 저도 이제 어느 정도 답이 나온 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보정 전후를 비교한 결과는 생각했던 것만큼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보정을 하지 않으면 원래 보이던 붉은 영역이 남아 있었고, 보정 강도를 높이면 그 부분은 덜 보이지만 이번에는 주변의 색이 달라 보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보정이 강해질수록 원래 붉게 보였던 곳과 주변의 관계가 반대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걸 보면서 느낌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얼룩의 원인이 사라졌다기보다 색 차이가 덜 보이도록 화면 전체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것에 가까운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소프트웨어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면 결국 화면 자체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04 작은 얼룩 하나 때문에 화면 안쪽까지 찾아봤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깊은 이야기입니다. 저도 처음부터 디스플레이 구조까지 찾아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냥 화면 가운데 있는 붉은 네모가 왜 생겼는지가 궁금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S25 울트라와 S26 울트라의 화면을 비교한 테스트 중 흥미로운 결과가 있었습니다. 405nm 부근의 빛에서는 큰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365nm 부근에서는 S26 울트라의 특정 영역이 훨씬 선명하게 드러나는 반응이 관찰됐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드디어 원인을 찾은 건가 싶었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있는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특정 파장의 빛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과 우리가 실제 화면에서 보는 붉은 얼룩의 원인이 같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흥미로웠습니다. S26 울트라의 디스플레이 안쪽에 이전 세대와 다른 무언가가 있고, 그것이 특정 조건에서 눈에 보이는 차이를 만들 가능성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S26 울트라의 디스플레이 구조도 찾아봤습니다. 이전 세대와 달라진 광학 설계와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면서 화면 안쪽의 구조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관련 특허 자료에는 광제어층과 광흡수 입자가 특정 영역의 빛을 흡수하고 색 변화를 줄이는 구조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혹시 이것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입니다. 특허에 있는 구조가 실제 S26 울트라 패널에 그대로 적용됐다고 확인된 것도 아니고, 그것 때문에 화면이 붉어진다고 밝혀진 것도 아닙니다.
같은 S26 울트라에서도 붉은 영역이 보이는 정도가 서로 다르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광학층이나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제품별 차이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어느 하나를 원인이라고 고르는 것은 조금 성급해 보였습니다.
05 그래서 다시 제 화면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 궁금했던 것보다 훨씬 멀리 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 궁금했던 건 사실 어려운 디스플레이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내 휴대폰 화면에 보이는 이 붉은 얼룩을 그냥 써도 되는지, 아니면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여기까지 찾아보고 나니 오히려 판단은 단순해졌습니다.
평소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면 굳이 흰 화면을 계속 띄워가며 없는 얼룩까지 찾아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일반적인 화면에서도 중앙의 색 차이가 느껴지거나 흰색과 밝은 회색 화면에서 붉은 사각형이 확실하게 보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라면 먼저 소프트웨어를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한 뒤 같은 조건에서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그대로 보인다면 사진도 몇 장 남겨둘 것 같습니다. 지금 상태를 기록해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지 비교하기도 쉽고 서비스센터에서 설명하기도 편합니다.
실제 사용자 사례에서는 색상 보정을 통해 나아졌다는 경우도 있었고, 보정만으로 해결되지 않아 디스플레이를 교체했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내 눈에도 확실하게 보이고 사용하는 동안 계속 신경 쓰이는 정도라면 보증기간이 지나기 전에 서비스센터에서 직접 화면 상태를 확인받는 편이 마음도 편할 것 같습니다.
06 결국 이름보다 중요한 건 내가 보는 화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현상의 이름을 알고 싶었습니다. 번인인지, 불량인지,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하나만 정해지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찾아볼수록 지금 단계에서는 어느 하나로 쉽게 정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OLED 번인과는 보이는 모양이 다르고, 소프트웨어 보정으로 색 차이를 줄일 수는 있어도 모든 경우가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디스플레이 구조와 관련해서도 생각해볼 부분은 있지만 아직 원인이라고 단정할 정도의 근거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굳이 이 현상에 이름부터 붙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갤럭시 S26 울트라 화면 중앙에 보이는 붉은 얼룩’이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해 보입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사용자에게 정말 중요한 것도 이름은 아닙니다.
매일 보는 화면에서 실제로 색 차이가 느껴지는지, 사용하면서 계속 신경 쓰이는지, 그리고 서비스가 필요할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흰 화면에서 발견한 작은 네모 하나가 궁금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전 제품을 비교하고 업데이트를 살펴보고 디스플레이 구조까지 찾아보다가 결국 다시 처음의 화면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무리 원인을 많이 찾아봐도 매일 그 화면을 보는 사람은 결국 사용자니까요. 제 눈에 아무렇지 않다면 그대로 쓰면 되고, 계속 눈에 들어온다면 보증기간 안에 확인받아보는 것. 지금은 그 정도가 가장 현실적인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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