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를 좋아하면서도 한동안 세탁기는 청소할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물이 들어가고 세제가 들어가는 가전이니 적어도 안쪽은 어느 정도 깨끗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겉에 먼지가 보이면 닦고, 세탁조는 생각날 때 통세척을 돌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세제함을 청소하려고 평소보다 조금 더 당겼는데 세제함이 아예 통째로 빠졌습니다.
그때 처음 세제함이 들어가는 안쪽을 제대로 봤습니다. 겉에서 보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세제가 굳은 흔적도 있었고 손이 잘 닿지 않는 모서리에는 물때처럼 보이는 오염도 남아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드럼세탁기 문을 열고 고무패킹까지 벌려봤더니 그 안에도 먼지와 물기가 숨어 있었습니다.
깨끗한 빨래가 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세탁기 안에 생각보다 닦아야 할 곳이 많았습니다. 그날 세제함부터 배수필터까지 하나씩 열어봤고, 지금은 세탁기를 청소할 때 확인하는 곳이 자연스럽게 정해졌습니다.
01 세제함을 완전히 빼본 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세탁기 청소를 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곳은 세제함입니다. 평소에는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넣는 부분만 보게 되지만 세제함을 완전히 분리하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곳이 드러납니다.
제가 사용하는 세탁기는 세제함을 끝까지 당긴 뒤 가운데 PUSH 부분을 누르면 분리할 수 있습니다. 세탁기마다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잘 빠지지 않는다면 억지로 당기기보다는 사용설명서에서 분리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제함을 꺼낸 뒤에는 분리할 수 있는 내부 부품도 빼서 따로 닦습니다. 특히 섬유유연제가 지나가는 좁은 홈이나 모서리에는 미끈한 찌꺼기가 남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 넓은 부분은 물로 쉽게 씻기지만 이런 곳은 작은 솔이나 사용하지 않는 칫솔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편했습니다.
세정제를 조금 묻혀 솔로 문지르고 물로 충분히 헹군 뒤에는 바로 다시 넣지 않고 물기가 빠지도록 둡니다.
그 사이 세제함이 들어가 있던 자리도 닦습니다. 처음 이곳을 봤을 때는 오히려 세제함 자체보다 안쪽이 더 신경 쓰였습니다. 물로 씻어내기 어려운 곳이라 행주나 작은 솔에 세정제를 묻혀 닦고 마지막에는 마른 천으로 남아 있는 물기를 제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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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고무패킹은 겉만 봐서는 상태를 알기 어렵습니다
세제함 다음으로 확인하는 곳은 드럼세탁기 문에 있는 고무패킹입니다. 고무패킹은 문을 열었을 때 바로 보이기 때문에 깨끗한지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손으로 고무를 살짝 벌려보면 안쪽으로 공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물기가 남아 있기도 하고 머리카락이나 작은 먼지가 끼어 있을 때도 있습니다. 특히 세탁이 끝난 뒤 문을 바로 닫아두는 일이 많았다면 안쪽이 계속 축축하게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먼저 도어 안쪽을 행주로 닦고 그다음 고무패킹을 조금씩 벌려가며 안쪽을 확인합니다. 오염이 있는 부분은 세정제를 행주에 묻혀 닦아냅니다. 고무패킹과 세탁통 사이의 좁은 틈도 함께 닦아주는데 이곳에서 생각보다 많은 먼지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마른 타월로 물기를 닦습니다. 고무패킹을 청소하고 나면 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직접 안쪽을 확인해보면 세탁기에서 왜 이곳을 관리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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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세탁조는 제가 닦는 대신 세탁기에게 맡깁니다
세제함과 고무패킹을 닦고 나면 세탁조를 청소합니다. 세탁조 안쪽은 손으로 전부 닦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이때는 세탁조 클리너와 세탁기의 통세척 기능을 이용합니다.
세탁조 클리너는 제품에 표시된 권장량을 사용합니다. 많이 넣는다고 반드시 더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사용할 때는 먼저 뒷면의 사용방법부터 확인합니다.
세탁기에는 통세척, 통살균, 무세제통세척처럼 이름이 다른 전용 코스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용 코스가 있다면 해당 기능을 이용하고 없다면 사용 중인 세탁기 제조사에서 안내하는 세탁조 청소방법을 확인합니다.
인터넷에서는 60℃처럼 높은 온도로 세탁기를 돌리는 방법도 쉽게 볼 수 있지만 모든 세탁기와 세탁조 클리너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하는 세탁기와 클리너에서 권장하는 방법을 우선하는 편이 좋습니다.
세탁조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그동안 세탁기 상판과 조작부, 도어 주변을 닦습니다. 세제를 넣다가 흘린 자국이나 상판에 내려앉은 먼지를 정리하고 나면 세탁기 겉까지 한 번에 깨끗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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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아래쪽 문을 하나 더 엽니다
세탁조 청소가 끝나면 예전에는 여기서 세탁기 청소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세탁기 아래쪽에는 아직 확인하지 않은 곳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바로 배수필터입니다.
드럼세탁기 아래쪽 서비스 커버를 열어보면 잔수 배출 호스와 배수필터가 있는 모델이 많습니다. 저는 배수필터부터 바로 돌리지 않고 먼저 세탁기 안에 남아 있는 물을 제거합니다.
바닥에 수건을 깔고 낮은 대야를 준비한 뒤 잔수 배출 호스의 마개를 열어 물을 천천히 빼냅니다. 처음 했을 때는 물이 조금만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작은 그릇을 준비했다가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물이 남아 있을 수 있어서 지금은 넉넉한 용기를 준비합니다.
잔수가 모두 빠진 것을 확인한 뒤 배수필터를 천천히 돌려 분리합니다. 뜨거운 물을 사용한 직후라면 내부의 물이 충분히 식은 다음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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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배수필터를 꺼내보면 빨래에서 나온 것들이 보입니다
배수필터를 꺼내면 세탁하면서 어디로 갔는지 몰랐던 것들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머리카락이나 실밥처럼 작은 이물질이 걸려 있기도 하고 옷에서 떨어진 작은 먼지가 뭉쳐 있기도 합니다.
필터에 붙은 이물질을 먼저 제거하고 물로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필터가 들어가 있던 입구 주변도 행주나 작은 솔을 이용해 닦습니다. 다만 손이나 도구를 세탁기 깊숙한 곳까지 무리해서 넣지는 않습니다.
여기까지 닦았다면 배수필터를 다시 정확하게 조립합니다. 필터가 제대로 잠기지 않으면 다음에 세탁기를 사용할 때 물이 샐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체결됐는지 확인합니다. 잔수 배출 호스의 마개 역시 다시 닫고 원래 자리에 넣어둡니다.
세탁기 청소 과정 중 매번 열어볼 필요는 없는 부분이지만 한 번 직접 청소해보면 왜 가끔 확인해야 하는 곳인지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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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세탁기 냄새는 청소가 끝난 뒤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세탁기를 깨끗하게 청소한 날에는 문을 열어둘 때 기분까지 개운합니다. 하지만 며칠 동안 다시 사용하다 보면 세탁기 안에는 자연스럽게 물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요즘은 청소하는 날만큼 평소 세탁이 끝난 뒤를 신경 씁니다. 빨래가 끝나면 가능한 한 바로 세탁물을 꺼내고 드럼세탁기 문을 열어둡니다. 세제함도 완전히 닫지 않고 조금 열어두어 안쪽에 남아 있는 습기가 마를 수 있게 합니다.
고무패킹에 물이 많이 고여 있는 날에는 마른 타월로 한 번 닦아줍니다. 몇 초면 끝나는 일이지만 세탁이 끝나자마자 문을 닫아버리는 것보다는 내부의 습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세탁조 청소 역시 무조건 몇 주에 한 번이라고 정해놓기보다는 사용하는 세탁기의 권장 관리 주기를 확인합니다. 세탁기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도 내부 상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07 이제 세탁기를 보면 세탁조보다 세제함부터 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세탁기 청소라고 하면 세탁조 클리너를 넣고 한 번 돌리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세탁기를 하나씩 열어본 뒤에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세제함을 빼고 그 안쪽을 닦습니다. 문을 열어 고무패킹 사이를 확인하고 세탁조 클리너를 넣어 통세척을 돌립니다. 기다리는 동안 외관을 닦고 마지막에는 잔수를 빼고 배수필터까지 확인합니다.
처음에는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였는데 몇 번 해보니 오히려 어렵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세탁기는 우리가 입는 옷과 수건, 침구를 계속 넣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세탁기 겉에 먼지가 조금 있는 것보다 빨래가 직접 닿는 안쪽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가 더 신경 쓰입니다.
혹시 세탁조 청소는 꾸준히 하고 있는데도 세탁기에서 냄새가 나거나 어딘가 개운하지 않게 느껴진다면 세탁조 클리너를 한 번 더 넣기 전에 세제함을 완전히 빼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드럼세탁기라면 고무패킹을 살짝 벌려보고 마지막으로 아래쪽 배수필터도 한번 확인해보세요. 저처럼 그날부터 세탁기 청소를 바라보는 방법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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